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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a Masa - Move Me Mura Masa - Move Me 무라 마사의 음악은 간결하다. 드럼소리가 빵빵 울리고 때로 화려한 효과음도 들리지만 항상 그 속에는 무라마사 특유의 간결함이 숨어있다. 첫 정규 앨범도 그랬고, 그보다 전에 낸 EP도 그랬다. 그리고 새 싱글 "Move Me"에서도 무라마사의 음악이 지닌 그 특유의 성격을 찾아볼 수 있다. 이국적인 사운드에 큼직한 드럼 소리, 몽환적인 신스음이 어디 하나 모난 부분 없이 부드럽게 섞여 귀를 두드린다. 런던 출신 래퍼 옥타비안의 랩은 낮은 톤으로 비트 위를 잔잔하게 다지며 베이스가 하나 더 추가된 듯한 모습까지 연출한다. 어떤 기준으로 피처링 아티스틀 섭외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무라마사는 항상 이런 식이다. 비트감과 잔잔함을 고루 갖춘 비트 위에 낯설면서도 곡의..
Jay Rock - WIN Jay Rock - WIN 영화 같은 연출이 늘 재밌는 건 아니다. 구구절절해지기 일쑤고, 충분한 힘이 너무 들어갈 때는 그 자체로 접근하기 부담스러운 영상이 되기도 한다. 영화 같은 연출이 지닌 장점은 살리되 너무 진한 질감을 피해야 괜찮은 뮤직비디오가 탄생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 요소들을 엮어줄 구심점이 필요하다. 그 구심점은 바로 뮤직비디오의 컨셉이다. Jay Rock의 새 뮤직비디오는 영화 같은 질감에 만화 같은 연출을 통해 부담감은 줄이고 영상미는 확실하게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느와르처럼 찐한 영상을 만들어낸 기술에 첫째로는 눈이 가지만, 그 기술들이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은 모두 만화 같은 연출이 돋보이는 장면들이다. '만화' 라는 컨셉이 확고하지 않았다면 이만한 결과물은 보기 어려웠을지도..
KATIE - Remember KATIE - Remember 사랑을 노래하는 곡의 뮤직비디오가 흙빛이다. 때로 금빛이 등장하긴 하지만, 후렴에 그친다. 후렴을 지나면서부터 영상이 흑의 빛깔로 가득 메워지고, 이따금씩 갈색 또는 연한 갈색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혹자는 칸예 웨스트의 'Yeezy' 라인 패션쇼의 노골적인 레퍼런스라는 비판을 가하기도 했지만, 이 영상이 패션쇼 영상도 아니고 단순히 따라하기만 했다는 건 아니라는 점에서 래퍼런스 여부 자체는 큰 문제 거리가 아니다. 또한 영상의 레퍼런스는 비메오의 주요 스태프픽 영상들과도 맞닿아있다. 레퍼런스의 레퍼런스를 따라가다보면 논점은 희미해진다. 문제 삼기 애매한 부분이다. 레퍼런스란 그렇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소비하고 소화하는 사람의 입장 차이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 일례..
SHINee - Undercover SHINee - Undercover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샤이니는 한층 더 발전된 모습으로 팬들 곁에 돌아왔다. 수록곡은 단 다섯 곡에 불과하지만 앨범 여기 저기 뜯어봐도 버릴 곡 하나 없다. 그만큼 퀄리티가 준수하다. 개인적으로는 타이틀 곡보다 수록곡에 손이 더 많이 간다. "Undercover"가 그런 곡이다. 퓨쳐베이스 곡들이 다 그러하듯 후렴에서 쏟아지는 에너지가 곡을 휘감고, 조금은 잔잔한 절 부분은 가사 전달과 분위기 유지라는 기본기에 충실하며 곡의 뼈대를 완성한다. 뒤 이어 경쾌한 휘슬 소리와 멤버들의 목소리가 더해지며 곡은 샤이니 특유의 청량함으로 서서히 물든다. 그렇게 물든 샤이니의 색은 늘 그렇듯 아름다운 모습이다.물론 예전의 그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10년 넘게 메인 보컬을 양..
Tom Misch - Movie Tom Misch - Movie 좋은 노래는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가짐을 청자에게 온전히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어떤 일에 대한 영감을 주기도 하고,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의욕을 일으키기도 한다. 톰 미쉬(Tom Misch)의 "Movie"는 그런 류의 곡이다. 톰 미쉬의 친누나가 격정적인 톤으로 내뱉는 나레이션을 시작으로 곡은 감미로운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로 모두의 마음을 흠뻑 사로잡는다. 곡의 흥미로운 부분은 단순히 음악적인 요소 외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이 담긴 영상을 중심으로 구성된 뮤직 비디오는 곧 이 곡의 정체성이자 곡의 제목을 '영화'라고 지을 수 있는 당위를 제공한다. 뮤직비디오에서는 말 그대로 3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를 이어 전해 내려온 조부모의 ..
D'Angelo - Spanish Joint (Joe Kay's Slowed Edit) D'Angelo - Spanish Joint (Joe Kay's Slowed Edit) 여러모로 재밌는 곡이다. 곡 자체가 리믹스로 재탄생한 배경도, 내가 이 곡을 듣게 된 과정도 흥미롭다. Spanish Joint는 D'Angelo가 2000년에 발표한 앨범 [Voodoo]의 수록곡이다. 곡이 발매되고 9년 정도 지난 2009년 무렵 DJ Miguel Macedo가 좀 더 소울풀하고 빠른 BPM의 곡으로 리믹스 했고, 이 리믹스를 몇년 후 Joe Kay가 BPM을 낮추고 몇가지 요소를 더한 'Slowed Edit'으로 변형해서 사운드 클라우드에 공개했다. 그리고 리스너에 불과한 나는 그로부터 약 4년이 지나서야 소울렉션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게 되어 곡이 제작되는 과정을 역순으로 하나씩 짚으며 신선함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