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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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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Prince - Bump That Jay Prince - Bump That 목소리를 비트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목소리를 바꾸는 것 역시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적재적소에 배치해 목소리를 변형하는 것까지 곡의 일부분이자 악기의 변주처럼 기능하게 만드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다. 요 근래 힙합씬에서 이 작업을 제일 잘하는 건 켄드릭 라마다. 이견의 여지가 없다. 곡의 구성에 맞게 흐름이 고조될 때면 목소리의 톤을 점차 높이고 목을 긁어대며 거친 소리를 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곡에 담긴 감정의 양상은 세분화되고 그 내용의 깊이는 보다 구체화된다. 켄드릭 라마는 이렇게 탄생한 다양한 목소리 중 유독 뚜렷하고 개성 있는 목소리에 가끔씩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그래서 한 곡 안에서 한 명의 래퍼가 두 명 또는 그 이상의 자아가 얽히게 ..
Little Simz - Offence Little Simz - Offence 리틀 심즈의 영국 억양은 다른 래퍼들보다 더 묘한 느낌을 준다. 요즘 떠오르는 브리티쉬 래퍼로 손꼽히는 로일 카너 또는 좀 더 베테랑에 속하는 스톰지와 비교해봐도 더 눈에 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봐도 별다른 결론은 나지 않는다. 가수의 습관이나 음색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건 더욱 더 의미가 없다. 때로는 후천적으로 얻을 수 있는 능력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역량이 캐릭터와 퀄리티의 형성에 더 많은 영향을 주는 분야가 음악이다. 리틀 심즈도 마찬가지다. 그의 특징이나 성향에 대해 아무리 많이 생각을 해봐도 별다른 분석은 나오지 않는다. 타고난 부분은 분석이 불가하다. 대신 남는 건 리틀 심즈가 취하는 애티튜드와 프로덕션이다. 누구보다도 강하면서도 바운스감이 넘..
Noname - Blaxploitation Noname - Blaxploitation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은 1970년 당시 영화 관람층의 1/4를 차지하던 흑인 관객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일컫는 용어다. 아프리칸-아메리칸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로 액션 영화가 주를 이루었다. B급 영화 특유의 폭력성 때문에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상업적으로 많은 성과를 이루었고, 후대 미술, 음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을 표방한 근작으로는 제이미 폭스 주연의 를 꼽을 수 있다. 블렉스플로이테이션은 태생적으로 흑인이 주를 이루는 소울과 훵크와 사실상 공생 관계를 이루고 있다. 70년대~80년대에 태어난 수많은 소울/훵크 명곡은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영화에 삽입되거나 영감을 주는 도구로 기능했다. DJ 프리미어와 로이스 다 파이브 ..
Crayon - Flee Crayon - Flee 유튜브에 Crayon이라는 키워드를 올려 놓자 자동검색어에 Crayon Pop이 떴다. 잊혀진 걸그룹 크레용 팝의 이름이었다. 크레용이라는 생각이 드니 크레용 신짱이 생각났다. 가수의 이름으로 쓰기에는 적합한 단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레용이든 크레파스는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한 일반 명사니까. 하지만 음악은 그렇게 익숙하거나 뻔하지 않다. 감미로운 멜로디와 귀를 감싸듯 따뜻하게 다가오는 옅은 보컬, 그리고 그 배경이 되어주는 비트는 공간감을 보다 건조하게 형성하며 곡의 감정을 배가한다. 어떤 가사인지 알고 싶어 지니어스를 뒤졌지만 가사도, 가수의 정보도 나오지 않았다. 이 곡이 실린 EP [Flee]는 사운드클라우드에서 겨우겨우 발견했다. 낯선 플레이리스트를 틀어 놓고 다..
J. Cole - Kevin's Heart (Louis Futon Cover Feat. Bellah, BXRBER & Armani White) J. Cole - Kevin's Heart (Louis Futon Cover Feat. Bellah, BXRBER & Armani White) 음악이 듣기 지루해질 때면 으레 리믹스 트랙을 찾는다. 찾는 방법은 두가지다. 사운드클라우드를 뒤지거나 유튜브의 유명 채널 몇개를 훑는다. 그렇게 시간이 많은 경우만 아니면 보통 유튜브 채널은 한 가지만 파도 충분하다.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서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어진 채널 Majestic Casual 채널이 그렇다. 전에는 Majestic Casual을 위시로 같은 계열의 채널이 몇개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사라졌는지 이제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너무 다른 색깔의 채널이라 내 타임라인에서 사라진 걸지도 모르겠다. Louis Futon의 kevin's Heart 리..
Mura Masa - Move Me Mura Masa - Move Me 무라 마사의 음악은 간결하다. 드럼소리가 빵빵 울리고 때로 화려한 효과음도 들리지만 항상 그 속에는 무라마사 특유의 간결함이 숨어있다. 첫 정규 앨범도 그랬고, 그보다 전에 낸 EP도 그랬다. 그리고 새 싱글 "Move Me"에서도 무라마사의 음악이 지닌 그 특유의 성격을 찾아볼 수 있다. 이국적인 사운드에 큼직한 드럼 소리, 몽환적인 신스음이 어디 하나 모난 부분 없이 부드럽게 섞여 귀를 두드린다. 런던 출신 래퍼 옥타비안의 랩은 낮은 톤으로 비트 위를 잔잔하게 다지며 베이스가 하나 더 추가된 듯한 모습까지 연출한다. 어떤 기준으로 피처링 아티스틀 섭외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무라마사는 항상 이런 식이다. 비트감과 잔잔함을 고루 갖춘 비트 위에 낯설면서도 곡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