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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Noname - Blaxploitation



Noname - Blaxploitation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은 1970년 당시 영화 관람층의 1/4를 차지하던 흑인 관객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일컫는 용어다. 아프리칸-아메리칸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로 액션 영화가 주를 이루었다. B급 영화 특유의 폭력성 때문에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상업적으로 많은 성과를 이루었고, 후대 미술, 음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을 표방한 근작으로는 제이미 폭스 주연의 <장고: 언체인드>를 꼽을 수 있다. 블렉스플로이테이션은 태생적으로 흑인이 주를 이루는 소울과 훵크와 사실상 공생 관계를 이루고 있다. 70년대~80년대에 태어난 수많은 소울/훵크 명곡은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영화에 삽입되거나 영감을 주는 도구로 기능했다. DJ 프리미어와 로이스 다 파이브 나인이 앨범 [PRhyme]을 작업할 때 많은 원곡 소스를 제공한 작곡가 애드리연 영의 선곡만 따라가도 당시 블랙스플로이테이션과 상호작용했던 소울/훵크 넘버를 이해하고 소화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

노네임의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은 새로 발표한 앨범에 두 번째로 삽입된 곡이다. 어째서 노네임은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을 그 순서로 삽입한 걸까. 사실 정답은 잘 모르겠다. 찾아봐도 답이 나올 수 있을까. 어쩌면 간단할 수도 있다.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을 앨범 전반에 세워둠으로서 앨범이 지니는 의미를 갖추고 흑인을 위한 흑인의 노래를 만드려고 했을 수도 있다. 앨범 제목뿐만 아니라 곡의 스타일 자체도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을 높은 수준으로 표방했기에 이런 끼워맞추기식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곡 이후 튀어나오는 곡들은 이런 해석과는 큰 관련이 없다. 블랙스플로이테이션과 그 스타일에 관심이 있을 정도라는 건 음악적 연구뿐만 아니라, 이 단어의 어원이 되는 영화 스타일에 대한 이해가 꽤 높다는 걸 방증한다. 앨범의 흐름이나 구성과는 큰 관련이 없지만, 앨범 전면에 나서 리스너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수록곡. 어쩌면 이는 앨범으로 구현된 하나의 맥거핀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여기에 큰 관심을 갖는 리스너가 최소 한 명은 생겼으니, 정말 맥거핀이었다면 꽤 나쁘지 않게 기능한 음악적 장치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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