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

Jay Prince - Bump That


Jay Prince - Bump That

목소리를 비트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목소리를 바꾸는 것 역시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적재적소에 배치해 목소리를 변형하는 것까지 곡의 일부분이자 악기의 변주처럼 기능하게 만드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다. 요 근래 힙합씬에서 이 작업을 제일 잘하는 건 켄드릭 라마다. 이견의 여지가 없다. 곡의 구성에 맞게 흐름이 고조될 때면 목소리의 톤을 점차 높이고 목을 긁어대며 거친 소리를 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곡에 담긴 감정의 양상은 세분화되고 그 내용의 깊이는 보다 구체화된다. 켄드릭 라마는 이렇게 탄생한 다양한 목소리 중 유독 뚜렷하고 개성 있는 목소리에 가끔씩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그래서 한 곡 안에서 한 명의 래퍼가 두 명 또는 그 이상의 자아가 얽히게 되기도 한다. 이는 곧 목소리로 다양한 감정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특징을 지닌 곡을 가끔 발견한다. 제이 프린스의 Bump That이 그렇다. 제이 프린스의 톤 자체가 원래 조금 독특한 편이지만, 이 곡에서는 그 개성이 유독 더 도드라진다. 곡이 후렴으로 치닫을 수록 고조되는 곡의 분위기에 맞게 제이 프린스의 랩은 더 빨라지고, 목소리는 좀 더 거칠게 변한다. 반대로 2절에서는 조금 더 유하게 변한다. 이런 목소리의 변화는 함께 깔리는 변조된 음성 그리고 짧은 단어와 문장으로만 이뤄진 가사 구성과 맞물리며 곡의 분위기를 조금 더 독특하게 이끈다. 이런 제이 프린스의 작업이 앞서 언급한 켄드릭 라마의 작업처럼 복잡한 건 아니다. 더 구체적인 편도 아니다. 하지만 곡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주요 포인트로서 작용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발매된 지 3년이나 지났음에도 촌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른다.

제이 프린스가 처음 앨범 단위 결과물을 낸 건 지난 2015년이 처음이다. Bump That은 두 번째 앨범 [Beautiful Mercy]에 수록된 곡이다. 이후 매년 한 장씩 앨범을 발매했고, 올해에도 어김 없이 앨범을 발매했다. 벌써 다섯장 째다. 실력에 비해 주목 받는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는 느낌이지만, 타고난 감각도 좋고 개성도 훌륭해 머지 않아 빛을 보리라 생각한다. 이런 제이 프린스도 영국을 기반으로 하는 뮤지션이다. 톰 미쉬, 무라 마사, 리틀 심즈에 이어 제이 프린스까지. 요즘 소개한 가수들은 죄다 영국 출신이다. 다음으로 써야겠다 생각해놓은 가수마저 영국 출신이다. 영국 뮤지션에 그냥 마음이 끌려 이렇게 좋게 생각하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건 절대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오늘도 마찬가지고.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Little Simz - Offence  (0) 2018.10.15
Noname - Blaxploitation  (0) 2018.09.17
Crayon - Flee  (0) 2018.07.24
J. Cole - Kevin's Heart (Louis Futon Cover Feat. Bellah, BXRBER & Armani White)  (0) 2018.07.13
Mura Masa - Move Me  (0) 2018.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