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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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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 Misch - Movie Tom Misch - Movie 좋은 노래는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가짐을 청자에게 온전히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어떤 일에 대한 영감을 주기도 하고,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의욕을 일으키기도 한다. 톰 미쉬(Tom Misch)의 "Movie"는 그런 류의 곡이다. 톰 미쉬의 친누나가 격정적인 톤으로 내뱉는 나레이션을 시작으로 곡은 감미로운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로 모두의 마음을 흠뻑 사로잡는다. 곡의 흥미로운 부분은 단순히 음악적인 요소 외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이 담긴 영상을 중심으로 구성된 뮤직 비디오는 곧 이 곡의 정체성이자 곡의 제목을 '영화'라고 지을 수 있는 당위를 제공한다. 뮤직비디오에서는 말 그대로 3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를 이어 전해 내려온 조부모의 ..
D'Angelo - Spanish Joint (Joe Kay's Slowed Edit) D'Angelo - Spanish Joint (Joe Kay's Slowed Edit) 여러모로 재밌는 곡이다. 곡 자체가 리믹스로 재탄생한 배경도, 내가 이 곡을 듣게 된 과정도 흥미롭다. Spanish Joint는 D'Angelo가 2000년에 발표한 앨범 [Voodoo]의 수록곡이다. 곡이 발매되고 9년 정도 지난 2009년 무렵 DJ Miguel Macedo가 좀 더 소울풀하고 빠른 BPM의 곡으로 리믹스 했고, 이 리믹스를 몇년 후 Joe Kay가 BPM을 낮추고 몇가지 요소를 더한 'Slowed Edit'으로 변형해서 사운드 클라우드에 공개했다. 그리고 리스너에 불과한 나는 그로부터 약 4년이 지나서야 소울렉션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게 되어 곡이 제작되는 과정을 역순으로 하나씩 짚으며 신선함을 ..
Years & Years - If You're Over Me Years & Years - If You're Over Me 좋은 음악을 찾아 헤맨다. 몇달 전까지는 그 목표가 꽤 뚜렸했다. 좋은 레퍼런스를 찾고 싶었다. 몇년 전에도 그 목표는 뚜렷했다. 글을 쓸만큼 좋은 곡을 찾고 싶었다. 그 전에도 목표는 있었다. 국외 음악 뉴스를 무리 없이 번역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쌓고 싶었다. 그런데 요즘은 목표가 없다. 내가 어떤 음악을 좋아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힙합에 죽고 살던 나였는데, 이제는 힙합이 지루하게 느껴진다. 요즘 나오는 음악들이 시시하게 느껴진다. 이 기분으로 몇날 며칠을 보냈다. 음악이 그 무엇보다 좋았기에 이런 감정을 이겨내기 무척 버거웠다. 버거운 감정을 끌어 안은 상태에서도 애플 뮤직과 스포티파이와 유튜브를 헤집고 다녔다. 그런 꼴이 우습게..
XamVolo - Feels Good XamVolo - Feels Good 아티스트 잼볼로(XamVolo)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있다. 재즈다. 흑인 음악에 관심있는 이라면 떼놓기 어려운 장르긴 하지만, 잼볼로에게는 더 특별해 보인다. 지금까지 발매된 곡은 거진 대부분 재즈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힙밥부터 훵크, 네오 소울까지. 내가 자라며 듣던 장르는 모두 재즈에 빚을 졌다.' 라며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도 있다. 지난 2017년 10월 공개된 "Feels Good"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 있는 곡이다. 재즈에는 즉흥 연주라는 게 있다. 대강 어떻게 어떤식으로 진행할지에 대해서만 얘기가 된 상태로 무대에 올라 특정 파트에서 각자의 음악을 자유롭게 연주하는 방식이다. 재즈를 대표하는 특징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같은 ..
Little Simz - Morning w/ Swooping Duck LIttle Simz - Morning w/ Swooping Duck 계절에 어울리는 음악이 있다. 시간과 맞는 장르가 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사무실. 외근나간 사람들과 늦은 식사를 하러간 사람들 때문에 책상은 드문드문 비어있다. 가끔은 나 홀로 사무실을 채우기도 한다. 자리에 앉아 일을 해도,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앉아 있어도 사무실이 한산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따금씩 공기가 허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늦은 봄 금요일 오후 3~4의 풍경은 대체로 이렇다. 크게 벗어난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 어울리는 곡은 재즈의 바이브를 머금은 감성적인 랩 음악이다. 리틀 심즈는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유독 잘한다. 특유의 영국 억양에 우울함이 살짝 섞인 그녀의 목소리는 강한 랩을 해도 살짝 우..
Kali Uchis - Your Teeth In My Neck Kali Uchis - Your Teeth In My Neck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사회의 골격을 파악할만한 시간. 그리고 그 속을 들여다 본 후 세상이 건네는 조건의 타당함 또는 부당함을 이해할 수 있는 시선. 그리고 이는 곧 사회에 대해 우아하면서도 자신의 문법으로 이야기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Your Teeth In My Neck"에서 칼리 우치스는 자신을 하나의 상품으로 이용한 대형 회사와 자신의 관계를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알고 있겠지, 내 목에 찍힌 네 이빨 자국을' 이라는 가사처럼 회사가 원하는대로 가수를 움직이다가 필요 없어지면 내팽개치는 상황을 그림 그리듯 비유적으로 하나씩 풀어낸다. 꼭 뱀파이어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언뜻 유치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