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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Little Simz - Morning w/ Swooping Duck


LIttle Simz - Morning w/ Swooping Duck

계절에 어울리는 음악이 있다. 시간과 맞는 장르가 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사무실. 외근나간 사람들과 늦은 식사를 하러간 사람들 때문에 책상은 드문드문 비어있다. 가끔은 나 홀로 사무실을 채우기도 한다. 자리에 앉아 일을 해도,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앉아 있어도 사무실이 한산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따금씩 공기가 허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늦은 봄 금요일 오후 3~4의 풍경은 대체로 이렇다. 크게 벗어난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 어울리는 곡은 재즈의 바이브를 머금은 감성적인 랩 음악이다.

리틀 심즈는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유독 잘한다. 특유의 영국 억양에 우울함이 살짝 섞인 그녀의 목소리는 강한 랩을 해도 살짝 우울하게 들리고, 감상적인 랩을 하면 늘 예상보다 깊은 심연으로 곡 자체를 끌고 들어간다. "Morning w/ Swooping Duck"은 리틀 심즈의 이런 장기 아닌 장기를 십분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피아노를 중심으로 울려 퍼지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리틀 심즈의 랩이 보여주는 합은 기대 이상으로 감상적이고 센치하다. 해질녘 또는 붉은 노을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재즈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이 곡은 그런 재즈 곡들보다는 살짝 우울한 편이다. 그래서 미세먼지가 살짝 낀 서울의 하늘을 뚫고 은은히 내려오는 햇빛에 좀 더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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