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i Uchis - Your Teeth In My Neck

Kali Uchis - Your Teeth In My Neck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사회의 골격을 파악할만한 시간. 그리고 그 속을 들여다 본 후 세상이 건네는 조건의 타당함 또는 부당함을 이해할 수 있는 시선. 그리고 이는 곧 사회에 대해 우아하면서도 자신의 문법으로 이야기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Your Teeth In My Neck"에서 칼리 우치스는 자신을 하나의 상품으로 이용한 대형 회사와 자신의 관계를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알고 있겠지, 내 목에 찍힌 네 이빨 자국을' 이라는 가사처럼 회사가 원하는대로 가수를 움직이다가 필요 없어지면 내팽개치는 상황을 그림 그리듯 비유적으로 하나씩 풀어낸다. 꼭 뱀파이어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언뜻 유치해보이지만, 칼리 우치스는 명확한 단어로 명료하게 테두리를 그리는 대신 핵심의 주변부에 대한 묘사로 듣는 이의 이해를 이끌어낸다.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할 수도 있기에 위험한 방식이긴 하다. 한편으로는 식상한 소재도 색다르게 풀어낼 수 있는 고급스런 방식이기도 하다. 때로는 음악의 소재를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에서 싱어송라이터의 진면목이 드러나기도 한다. 칼리 우치스의 이번 앨범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가 이런 점에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