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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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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LHAE - [All Have Fallen] [리뷰] ELHAE - [All Have Fallen] 생소한 이름이 전해주는 신선함은 음악을 감상에 있어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된다. 스펠링조차 생소한 신인 뮤지션 엘에이(ELHAE)의 음악은 위 조건을 일정 수준 충족시킨다. 엘에이는 랩과 보컬을 모두 깔끔하게 소화하고, 그 아래 트랩을 중심으로 전자 음악과 앰비언트 사운드를 요소요소 섞어 독특한 바이브를 만들어낸다. '트랩 소울'이라는 장르를 유행시킨 브라이슨 틸러(Bryson Tiller)나 [Love + War]라는 수작을 발표한 쾁스(Kwabs)이 연상되는 스타일이다. 비슷한 음악가가 떠오르기에 그의 음악이 독창적으로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누가 떠오르는 스타일이냐'가 아닌, 기존의 스타일을 어떻게 소화하고 체화하여 '자신만의 스..
[M/V] Andra Day - Rise Up [M/V] Andra Day - Rise Up 얼마 전 혜성 같이 등장한 싱어 안드라 데이(Andra Day). 그는 서른살이 되던 지난 2015년에야 비로소 첫 앨범을 냈다. 기성 가수 이상의 실력과 음색을 지녔지만, 이제야 제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자세한 내막은 알기 어렵다. 다만 연말 애플 광고에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와 함께 출연하고, 첫 앨범으로 그래미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거머쥐는 순간까지 그가 걸어온 길은 분명 쉽지 않았을 것이다. "Rise Up"에서 안드라 데이는 서정적인 피아노 반주 위에 감정 풍부한 목소리로 절망에 굴하지 않는 삶에 대해 노래한다. 힘든 삶에 지쳐 쓰러져도 함께 일어나 다시 나아가겠다는 내용. 뻔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MV] 빈지노(Beenzino) - Life In Color [MV] 빈지노(Beenzino) - Life In Color 신곡 "Life In Color"의 뮤직비디오는 색을 개성에 비유한 내용답게 다채로운 색상이 한가득 등장한다. 포토샵의 디폴트 값에 해당하는 배경에 색을 칠하고, 하얀 정물에 물감을 뚝뚝 떨어뜨리고, 하얀색 배경에 화려한 옷을 입고 앉아있으며, 화려한 색상의 정물을 길게 늘이고 왜곡한다. 흰색과 컬러의 거침없는 조화. 그 속에서 빈지노는 자신의 의도를 다양하면서도 뚜렷하게 드러낸다. 물론 색상을 강조했다고 해서 신선한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은 뮤직비디오에 활용되기도 했고, 비주류를 넘어 주류 뮤지션의 뮤직비디오에도 많이 쓰이는 편이라 이제는 신선하기보다는 식상함을 안겨준다. 빈지노와 IAB는 컬러의 활용뿐만 아니라 무채색과 채색이라는 차이를 ..
[MV] 백아연 - 쏘쏘 [MV] 백아연 - 쏘쏘 오랜만에 컴백한 백아연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멜로우한 비트에 청아한 목소리, 공감가는 가사. "쏘쏘"는 "이럴거면 그러지 말지" 등에서 백아연이 소화한 성공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받는 고른 지지는 백아연이라는 가수의 티켓 파워, 흥행 능력을 여실히 반영하는 지표이다. 하지만 곡의 퀄리티와는 달리 뮤직비디오는 반대로 가는 모양새다. 기존 여자 가수의 뮤직비디오에 은연 중에 흐르던 클리세, 나쁜 습관을 고스란히 답습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사랑을 못 느끼는 감정을 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하는 병인 것처럼 묘사하고, 그런 이에게 특효약은 멋진 이성이며, 남자인 의사와 여자인 간호사는 싫다는 주인공에게 끊임 없이 정형화된 이성의 형태를 강요한다. 이를 한사코 ..
[M/V] Adele - Send My Love (To Your New Lover) [M/V] Adele - Send My Love (To Your New Lover)아델의 새 앨범은 그녀가 느낀 사랑의 성숙한 고백이다. 만남과 이별이 그녀에게 준 건 상처보다는 경험이었고, 한 단계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 "Send My Love(To Your New Lover)"는 그녀의 성장이 드러나는 또 다른 곡이다. 자신의 과거 모습을 생각해보고, 그이와의 관계를 반추하며 '우리는 이제 아이가 아니다'라며 이야기하지만, 그이에 대한 비판도, 추억에 대한 애절함도 찾아볼 수 없다. 과거의 기억을 미련 없이 보내는 모습에서는 아델의 쿨함이 느껴진다. 뮤직비디오에는 까만 배경과 아델의 모습만 보인다. 노래의 시작과 함께 베일처럼 겹겹이 쏟아지는 그녀의 잔상들은 모두 같은듯 다른 몸짓으로 곡을 노래한..
[MV] JMSN - Hypnotized [MV] JMSN - Hypnotized 'Hypnotize'는 마성의 단어다. 뜻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이 '최면'이라는 의미 아래 피어나는 음악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아티스트 개개인이 느끼는 '최면'에는 단어의 표면적인 뜻만으로는 포용할 수 없는 다단한 층이 존재한다. 수없이 많은 "Hypnotize"가 있지만, 비슷한 느낌의 "Hypnotize"는 정작 찾아보기 어려운 건 이 때문이다. 이번에는 제임슨(JMSN)이 "Hypnotized"라는 이름의 곡을 발표했다. 레게를 중심으로 적당히 꾸려낸 편곡이 돋보이고, 그 속에서 제임슨은 그만의 소울과 감성이 깃든 목소리로 멜로디를 겹겹이 읊어낸다. 레게와 제임슨이 낯선 조합이긴 하지만, 둘 사이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제임슨이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