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

OLNL - 유학생 (Foreign Student)


OLNL - 유학생 (Foreign Student)

음악마다 감성이 있다. 오르내림이 표현하는 감정은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쉬운 단어로 이뤄져 있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 가만히 있다보면 문득문득 내면의 감성이 꿈틀댄다. 약간 둔탁한 목소리에 묻은 그의 일상과 감성은 소박하다. 대체로 무던하다. 한 번 듣고 두 번 듣고 세 번 들어도 그의 노랫말은 무던하다. 그 다음에도 무던하다. 무던하고, 무던하고, 또 무던하다. 그러다가 결국 젖어든다.

감성으로 키워드를 꺼내긴 했지만, 사실 말하고 싶던 건 그의 음악보다 그의 뮤직비디오였다. 뮤직비디오는 소니 HD 캠으로 찍은 것처럼 둔탁하고 흔들리지만, 어색하거나 이상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색조를 강조하기 위해 과장한 색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띄지만, 곡의 분위기와 오르내림의 옷차림과 은근히 어울리는 면이 있어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 오르내림의 모습이 예쁘게 담겨 있다가 중간중간 메이킹 같은 느낌의 풋티지가 화면을 채우고, 때때로 필름 사진이 스쳐지나가지만, 이런 요소들의 조합 역시 그렇게 어색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질적인 영상 소스들은 다양한 시선을 의미하기도 한다. 톤을 균일하게 유지하기만 한다면 이런 시선의 다양성은 단점보다는 장점으로서 어필한다. 다른 영상은 모르겠지만, 음악을 영상으로 재해석한 작품인 뮤직비디오의 영역에서는 그렇다.

이 뮤직비디오 제작에 얼마의 예산이 쓰였는지 나는 모른다. 감독이 한대의 카메라를 돌렸는지, 카메라맨 두세 명이 동시에 카메라를 돌렸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영상의 질감과 흔들리는 그림에서 나름의 유추를 했을 뿐이다. 화면이 조금씩 떨리고, 의도치 않게 카메라가 흔들려도, 색조가 완벽하게 만져지지 않아도 나쁜 영상이 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모든 요소가 말끔해진다고 해서 마냥 좋은 영상이 되지는 않는다. 좋고 나쁨을 판가름하는 포인트는 그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유동적이다. 이 뮤직비디오는 좋은 뮤직비디오다. 적어도 나의 기준에서는. 물론 음악은 반드시 좋아야겠지만.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Phum Viphurit - Lover Boy  (0) 2018.03.19
Buddy - Black (Feat. A$AP Ferg)  (0) 2018.03.16
ZHU, Tame Impala - My Life  (0) 2018.03.07
Red Velvet - 7월 7일 (One of These Nights)  (0) 2018.03.06
Diplo - Get It Right (Feat. MØ)  (0) 2018.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