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is Recorded by Richard Russell - Everything is Recorded (Feat. Sampha & Owen Pallett)
리차드 러셀은 XL 레코딩스를 설립한 인물이다. 뮤직 프로듀서로도 활동하며 간간히 곡을 쓰거나 음반을 제작하기도 한다. XL 레코딩스은 영국을 대표하는 가수 아델을 비롯해 랩슬리, 케이트라나다, 킹 크룰, 삼파 등 장르 매니아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아티스트를 다수 보유한 영국의 대표적인 뮤직 레이블이다.
XL 레코딩스라는 이름이 지닌 가치는 가수의 개성을 보장하면서도 평단의 찬사를 받는 동시에 대중적으로도 사랑 받는 음악을 지속적으로 배출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말하는 대중성은 유행에 휩쓸린다는 말이 아니다. 아티스트의 개성을 존중하고 지원해주며, 그로 인해 두터워진 음악성에서 대중의 귀까지 사로 잡을 수 있는 매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XL 레코딩스는 좋은 가수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좋은 가수를 일찍이 알아보는 안목을 지녔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 회사의 대표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런 회사의 설립자는 어떤 철학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을까. XL 레코딩스의 설립자이자 뮤직 프로듀서인 리차드 러셀이 'Everything is Recorded'라는 얼터 이고로 발표한 동명의 앨범은 앞선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을 수 있는 앨범이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특이하고 장르는 '얼터너티브'라는 말에 걸맞게 다양한 장르를 오가고, 나름의 철학적인 주제 의식을 가사에 담아내기도 한다. "Everything is Recorded"는 그 대표적인 트랙이다. 태초부터 시작해 그 끝으로 향하는 영상의 주제는 꽤 명료하지만, 이를 사진으로 이어 붙였다는 점, 그럼에도 사진의 흐름이 딱히 끊기질 않는다는 점, 그 내용이 삼파가 부르는 노랫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 등 흥미로운 요소로 가득하다. 그리고 이런 트랙을 한 회사의 상징적인 인물이 앨범의 마지막 트랙에 삽입했다는 것도 역시 되새겨볼만한 부분이다.
대중 음악의 헤게모니가 미국으로 넘어간 후에도 영국은 훌륭한 음악이 연이어 탄생하는 땅으로 남아있다. 폭넓은 서브 컬쳐를 자양분삼아 다양한 장르가 살아 숨쉰다. 그리고 그 땅 위에는 지난 30년간 밑에서부터 굳건히 성장해 이제는 첨탑처럼 놉고 단단한 XL 레코딩스의 금자탑이 서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인디 레이블, XL 레코딩스 설립자의 앨범은 그 자체로 영국 음악이 지닌 힘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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