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공 - [출항사]
뱃사공은 절대 펜촉과 랩의 끝에 힘을 주지 않는다. 몇 장의 믹스테입과 리짓군즈의 앨범,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첫 정규 앨범 [출항사]에 이르기까지, 뱃사공은 늘 한결같이 여유로운 태도로 자신의 삶을 훌훌 털어놓는다. 자신의 삶에 대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내뱉지만, 그 안에 자아비판, 반성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서른이라는 나이와 자유분방한 태도를 ‘낭만’이라는 키워드로 솔직하게 풀어낼 뿐이다. 포장도 없고, 미화도 없다. 예를 들면, “20세기 소년”에서는 늙지 않는 자신의 취향을 나열하고, “낭만 서른”에서는 ‘언제나 인생은 아름답다’라며 삶의 낭만을 노래하고, “아무것도 안 해”에서는 자신을 ‘구제 불가능한 뱃사공’이라고 지칭하며 한량다운 기질을 드러내는 식이다. 그러다가도 넉살(Nucksal)과 함께 재래시장의 상황을 재치있게 풀어낸 스킷 “천원”, 딥플로우(Deepflow), 차붐(Chaboom)과 함께 순정 마초 콘셉트를 제대로 소화한 “마초맨” 같은 노래를 부르는 걸 보면, 리짓군즈(Legit Goons) 특유의 A급 같은 B급 감성이 떠올라 유쾌하다. 모두가 ‘인생은 현실’이라며 결혼과 자식, 월세와 전세를 논할 때, ‘인생은 낭만’을 외치는 뱃사공. 그 어디에도 미련을 두지 않고 오롯이 현재의 모습 그 자체에만 충실하기에 그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는 여전히 유효하다. - Pepnorth
*본 글은 힙합엘이 윅엘이에 게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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