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쿤스트 - [Crumple]
‘인생은 하나의 소설이다.’ 소설에 기승전결이 있듯이 인생 또한 그만한 이야깃거리로 가득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인생을 고작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의 한 갈래 정도로 표현하는 건 지어낸 이야기 그 이상의 고난과 역경을 선사하는 삶에 대한 결례일지도 모른다. 프로듀서 코드쿤스트(Code Kunst)는 지난 정규 앨범 [Novel]에서 참여 래퍼들의 생각을 끌어내 기승전결이 갖춰져 있는, 한 편의 소설 같은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딱 1년이 지난 지금, 그가 새 앨범 [Crumple]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 앨범은 지난 앨범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야기의 결은 사뭇 다르다. [Novel]이 래퍼의 실제 삶 자체보다는 생각에 집중했다면, [Crumple]은 래퍼들의 생각이 아닌 그들의 삶 자체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넉살, 우탄(Wutan), 뉴 챔프(New Champ), 자메즈(Ja Mezz), 팔로알토(Paloalto), 화지, 리듬파워(Rhythm Power), 기리보이(Giriboy), 어글리 덕(Ugly Duck), 리짓군즈(Legit Goons), 도넛맨(Donutman), 오왼 오바도즈(Owen Ovadoz) 등 앨범에 참여한 래퍼들은 한 명도 빠짐 없이 자신의 삶에 기반을 둔 이야기를 펼쳐간다. 흥미로운 지점은 여기서 발생한다. 모두 ‘인생’이라는 주제를 논하지만, 그 이야기의 방향과 태도가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얼굴에 남는 주름살의 깊이가 모두 다른 것처럼 말이다. 앨범의 타이틀이 ‘Crumple’, 즉 ‘주름살’인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코드쿤스트는 앨범 세 번째 트랙이자 전작 [Novel]의 타이틀곡 “Organ”을 리믹스한 곡의 제목을 “Good Bye Novel”이라고 명했는데, 이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Love Scene”에서 메이슨 더 소울(Mayson The Soul)의 목소리를 빌어 "Come with me / It was something bout you"라고 노래하는 것과 대비된다. 그래서 지난 앨범과 이번 앨범은 접점을 가지기도, 판이하기도 하다. 더불어 코드쿤스트는 이번 앨범에서 무리한 악기의 운용은 배제하고 여백을 많이 두는 특유의 프로듀싱 스타일을 통해 각기 다른 삶의 이야기를 하나로 엮어냈다. 수많은 아티스트가 참여했음에도 중심이 탄탄히 잡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덕분에 매 곡 이야기를 새겨듣다 보면 20트랙이라는 트랙 숫자도 적게 느껴진다. - Pepnorth
*본 글은 힙합엘이 윅엘이에 게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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