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스코 - [Divin’ To Earth]
작품의 분위기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건 래퍼의 주제 의식, 그리고 일관된 톤이다. 두 요소가 호흡을 주고받을수록 이야기에는 더 큰 힘이 실린다. 브래스코(Brasco)의 EP [Divin’ To Earth]는 이 이야기의 좋은 예시가 되는 작품이다. 앨범에서 브래스코가 논하는 주제는 넓지 않다. 현실과 인간의 충돌이다. 그러나 그는 현실이라는 틀보다는 그 틀을 만들고 안에 갇혀버린 사람에 더욱 주목한다. 모두 욕심이 초래한 결과라는 것이다. 가사는 신념, 아픔, 열등감 등 내면과 밀접한 단어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어느 한 줄도 쉽게 흘려보내기 어려울 정도로 진지하며, 고민의 정도도 깊다. 그리고 이 가사를 내뱉는 브래스코의 목소리에는 비판적인 태도와 자조적인 감정이 뒤섞여있다. 이야기의 화살이 가리키는 대상에 자기 자신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는 한 곡 전체를 벌스로만 꾸미거나 벌스와 훅의 경계가 불분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흐름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등 다양한 곡 구성을 선보인다. 또한, 매 곡 유려한 플로우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브래스코는 본인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풀어낸다. 브래스코 본인과 버기(Buggy), 딥플로우(Deepflow), 서사무엘(Seo Samuel) 등이 프로듀싱한 곡들은 어둡고 감정적인 톤을 유지하며,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조한다. 짧은 플레잉 타임은 아쉽지만, 브래스코의 매력을 접하기엔 부족하지 않은 작품이다. - Pepnorth
*본 글은 힙합엘이 윅엘이에 게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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