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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Pop Adventure

PENOMECO - Good Morning (Feat. Car, the garden)


페노메코 - Good Morning (Feat. Car. the garden)

페노메코를 처음 알게 된 건 몇년 전 발매된 싱글을 통해서다. WTF와 PNM이라는 곡이 유독 기억 난다. PNM은 Plus And Minus의 약자로 썼는데, 왜 PAM이 아니라 PNM인지 궁금했었다. 요즘도 찾아 들을 정도로 꽤 인상 깊게 들었었다. 그때까지 페노메코는 힙합 팬들의 관심을 이제 막 받기 시작하는 래퍼였다. 음악적으로 이렇다할 이야깃 거리가 많은 상황은 아니었다. 대신 지코의 친구, 팬시 차일드의 일원이라는 단어가 항상 그의 뒤를 따랐다. 좋은 친구가 많다는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값진 자산이지만,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항상 친구의 이름을 수식어처럼 붙여야하는 건 플러스만큼이나 마이너스인 요소다. 특히 자신의 개성이 드러날 수록 그 가치를 인정 받는 힙합 아티스트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 그에게 어쩌면 <쇼미더머니>는 큰 전환점이었을 확률이 크다. 예선에서 페노메코는 특유의 비음 섞인 목소리로 본인의 곡 'PNM'의 가사를 무반주에서 훌륭하게 소화해냈고, 심사위원들에게 '우승후보'라는 극찬을 받았다. 방송은 이 장면을 명장면으로 생각했는지 예고편에도 내보냈고, 본편의 후반부에서 60초 광고 전에 자르며 흥미로운 편집점을 만들기도 했다. 아쉽게도 페노메코는 3차에서 밋밋하게 떨어졌다. 하지만 그 이후 보여주는 행보는 그때 쇼미더머니에 나온 그 어떤 래퍼 보다도 안정적이면서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Good Morning"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곡이다.

페노메코의 장점은 랩을 잘하면서도 현상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가 "PNM"에서 보여준 타이트한 랩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싱-랩처럼 기존과는 다른 스타일의 랩을 과감히 택했다. 그리고 밀리언 마켓의 도움 아래 VM Project와 함께 훌륭한 영상미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스스로에게 세련된 이미지를 씌웠다. 아티스트로 발돋움할 수 있는 주춧돌을 든든히 쌓은 셈이다. 그리고 약 두 달 후에 발표된 "Good Morning"에서는 또 다시 약간의 변화를 택한다. 여전히 비트는 잔잔한 편이지만 이와 반대로 페노메코의 랩은 조금 더 하이톤이며 흐름도 보다 격정적이다. 여기에 카더가든의 목소리를 샘플링해서 붙인 듯한 보컬 샘플과 곡 말미에 등장하는 카더가든의 노래는 곡에 세련됨을 더한다. 뮤직비디오도 마찬가지다. VM Project가 제작했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일본 현지 로케와 고정샷, 줌인/아웃을 적극 활용하며 그의 어린 시절을 반추하는 가삿말에 십분 어울리는 정갈함과 깔끔함을 구현해낸다는 점에서 "Good Morning"의 뮤직비디오 속 분위기는 전작과 비슷한 듯 다르다. 놀라운 건 이런 변화가 불과 두 달만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페노메코가 음악를 다시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하자 지코는 '그 이야기를 5년간 기다렸다' 라며 반겼다는 일화가 있다. 지코가 친구로서 한 말이지, 재능 있는 음악가가 다시금 제 궤도를 찾아 돌아온다는 게 기뻐서 한 말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페노메코가 지금까지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지코의 기대가 괜한 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작품에서 또 달라진 페노메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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