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 페이퍼 - [Destroy Babylon]
3년이란 시간은 절대 짧지 않다. 루드 페이퍼(Rude Paper)가 새 앨범을 기획하고, 준비해서, 발매하는 데 3년이 걸렸다. 그동안 루드 페이퍼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2인조에서 3인조로 변모했고, 방향도 루츠 레게로 수정했으며, 더 깊은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자메이카에도 다녀왔다. 그들의 새 앨범 [Destroy Babylon]은 앞서 언급한 긴 과정이 축약된 앨범이다. 그리고 그 퀄리티는 그 길고 고루했던 과정과 노력에 정비례한다. 앨범 수록곡 대부분은 전작과 달리 퓨전 레게 또는 힙합 보다 레게 그 자체에 방점이 찍혀있다. 그래서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여러 요소가 귀를 감싸듯 상하좌우에서 울려 퍼지고, 악기가 겹겹이 쌓이며, 들썩이는 레게의 바이브를 온전히 구현하는 등 확실히 전보다 풍성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그래미 어워즈(Grammy Wards)를 수상한 마이칼 로즈(Mikal Rose), 밥 말리(Bob Marley)와 함께 활동했던 딘 프레이저(Dean Frazer)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가 참여했고, 세션을 현지에서 직접 받은 덕분에 레게의 더 깊은 맛도 느껴진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서도 흐름을 잃지 않는 가사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심 내용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인간 존중이다. 낯설다면 낯설지만, 이 주제 역시 사회 비판에 거리낌 없고 자본주의에 대한 반발심이 큰 레게의 특성에 철저히 기초한 부분이다. 그래서 곡과 잘 어우러진다. “꿈이라도 좋아”, “Sons of Liberty” 등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 곡들이어서 남다르게 다가온다. 앨범의 타이틀 ‘Destroy Babylon’은 이 내용을 전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사운드의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레게의 뿌리를 찾아들며, 이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빼어난 음악을 선보인 루드 페이퍼. 이제 레게하면 루드페이퍼를 떠올려도 전혀 이상할 게 없지 않을까. - Pepnorth
*본 글은 힙합엘이 윅엘이 게재된 글입니다.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키 X 거미 X 시스코 - "Without You" (0) | 2016.04.04 |
---|---|
수란 - [Calling in Love] (0) | 2016.04.04 |
DEAN (Feat. Anderson .Paak) - Put My Hands On You (0) | 2016.04.04 |
오왼 오바도즈 (Feat. nafla) - "mmm" (0) | 2016.04.04 |
레이백사운드 - [PINK O’ CLOCK] (0) | 2016.04.04 |